수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圓鏡 2008. 3. 16. 23:27

보름 전에는 많은 눈이 내려서 삼월답지 않는 날씨를 보여주었다. 오늘도 여전히 바람이 많고 차갑긴 하였지만 봄기운을 완연하게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날이었다. 안양천변에도 진작 봄은 왔다. 멀리서 보아선 잘 모르지만 제방을 걸으면서 유심히 관찰해보면 여기저기 "봄이 왔어요" 하고 얼굴을 내밀고 있는 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파트 단지내에 구석진 곳에 서 있는 목련은 크다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매화가 피고, 산수유가 꽃망울을 떠뜨렸다. 겨우내내 추위에 바짝말라 죽은 듯이 서 있던 나무가지에서생명의 소리가 들여온다. 길거리엔 추위에 갖혀 있던 꼬마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나들이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네들의 옷차림과 발걸음에서 봄이 왔음을 또한 느낄 수 있다. 새싹이 돋아나는 봄에 자연은 경이로움을 준다. 해마다 이 때쯤이면 당연히 돋아나는 새싹이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우주에서는 한 생명이 태어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모두 사라진다. 이것과 저것이 인연으로 묵여졌다가, 인연이 사라짐과 동시에 그 모습마져도 사라져 버린다. 삼월의 따스함과 빗방울이 자연을 겨울잠에서 깨운다. 지금은 삭막하기만 한 산과 들이 몇 달 후면 짙은 녹색으로 여름의 푸르름이 무더위와 함께 할 것이다. 벌써 1년의 1/4인 1분기가 지나간다. 해가 바뀐지 3~4일 된 듯한데, 석 달이 지나가고 있다. 사계절의 변화가 지나가고 나면 한 해가 넘어간다. 한 주일이 그러하듯이 일년 또한 그러하다. 마치 화살이 허공을 나르듯, 말을 타고 달리듯이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왠지 맘이 조급해진다. 한 해라도 좀 더 일찍이 해야 할 일들을 챙겨기다 보면 마음이 바빠진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덧 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몸은 비록 바쁠지언정 마음마져 바빠서야 .........  동중정..... 몸과 마음이 바쁘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 우리는 항상 마음만은 고요한 가운데 몸이 바빠야 할 것이다. 

 

2008.3.16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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