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여행)

삼사 성지순례 후기 ( 휴휴암, 낙산사, 화암사 )

圓鏡 2007. 6. 3. 22:15

 

어제(6/2일 토요일)는 강남 모 경찰서 불자회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지인(도반)을 따라 삼사 성지순례에 나섰다. 삼사 중에서 낙산사가 들어 있어서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화재가 나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불이 나서 무척 안타까웠던 곳이었다. 삼사는 양양 소재의 휴휴암과 낙산사, 그리고 고성군 토성면 소재의 화암사였다. 아침 일찍 강남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3대, 우리 도반(야간25기)들은 함께 모여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탄 버스는 먼저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영동고속도로 바꾸고, 다시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동해고속도로의 북단에 위치한 현남IC에서 빠져나와 7번 국도를 타게 되면 시원하고 푸른 수평선이 보인다. 이런 풍광을 즐기면서 북쪽으로 잠시 올라가면 휴휴암에 다다를 수 있다. 쉬고 또 쉬는 절 집......

 

재작년에 금강정사 학생회 하계수련회 안전요원으로 동행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목적지는 양양의 현불사였다. 그 수련회 기간 중에 휴휴암에 들린 적이 있었다. 그 당시와 비교해도 달라진 것이 입구에 불이문이 섰고, 묘적전 우측의 동굴기도도량?, 범종각, 그리고 연꽃이 피어있는 연지 등이었다. 신도들이 많이 찾는 곳, 그래서 사중에서는 크게 불사를 벌이는 것이 가능한 모양이다. 아무튼 신도들이 기도를 하기 좋은 도량으로 가꾸어 나가는 사중에도 감사를 하고싶다. 휴휴암에 각종 전각에 참배를 하고, 바닷가에서 법회를 보고, 다시 점심공양을 마친 후에 묘적전을 들러서 108배를 한 후에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계속해서 탁트인 수평선을 우측으로 끼고, 7번 국도를 시원스럽게 달려, 양양을 지나자마자 낙산사에 이르렀다. 화재의 상처와 흔적이 여기저기 많이 남아 있어서 안타까운 맘을 금할 수 없었다. 맨 먼저 원통전으로 발길을 향했다. 그리고 해수관음상을 참배하고 나서 내려오면서 보타전을 들렀다가 의상대로 해서 홍련암에 들러서 참배한 후에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계속 북진을 한다. 속초에서 미시령( 56번 지방도로 )으로 접어들어 톨게이트 직전에서 미시령 구도로로 바꿔타고 잠시 산 길을 달리면 설악산 깊은 산속에 [금강산 화암사]라는 표석이 안내를 해준다. 모 군부대의 담벼락을 끼고 계속해서 아스팔트길을 오르면 화암사 일주문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오로지 화암사를 위한 산 길을 이렇게 포장해놓은 것만 봐도 중요한 사찰임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대웅전 마당에 올라서서 주변을 둘러 보면 우측 산등선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이것이 수암이다. 진표율사께서 수행을 하셨던 바위라고 한다. 화암사 순례를 마지막으로 하고, 오후4시반경에는 미시령의 신작로를 통해서 귀가길에 올랐다.  

 

휴휴암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바닷가에서 법회를 본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예불과 천수경을 시작으로 30여분간 독경을 하고, 스님의 법문까지 바닷가에서 들었다.  마이크를 통해서 나오는 독경소리와 목탁소리는 흔히 들어오던 것이었다. 여기에다 파도소리까지 가세하여 화음이 이루어진 독경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평소 실내에서 합장한 자세로 경전을 읽으면서 법회를 보던 것과는 달리, 주변의 풍광을 음미하면서 구성지게 들려오는 스님의 독경소릴 듣고 있노라면 여느 때와는 훨씬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낙산사에 이르면 주변에 화재의 상흔이 여기저기 쉽게 눈에 띈다. 원통전은 전소되어 재건축을 하고 있고, 해수관음상은 돌로 만든 불상이라 화재의 영향을 직접 받지는 않았지만 주변은 민둥산으로 변해있다. 발길을 아래로 향하면 바로 보타전에 다다른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현수막에 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각 안으로 들어섰더니 관세음보살상이 생각보다 웅장하게 모셔져 있었다. 특히 이 관음상 뒤편으로 다양산 불보살상들이 조각되어 있었다. 삼배만 마치고 바쁜 걸음으로 의상대를 지나쳐 홍련암으로 향했다. 의상대에서 올려다 보이는 홍련암은 생각보다 작은 암자로서 바닷가 절벽에 붙어 있어서 화재를 피한듯 하였다. 게다가 암자 뒷편도 가파른 절벽이면서 키가 낮은 대나무숲이었다. 화재 후에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나간 홍련암 소개 탓인지는 몰라도 좁은 법당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들렀던 화암사는 천년고찰로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찰과 같은 구조였다. 미시령 초입 좌측에는 멀리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설악산 명물 울산바위가 보인다. 미시령 톨게이트 가까이 다가가서 이 바위를 보면 아주 웅장해보인다. 어제는 낮은 구름이 울산바위 끝자락에 걸려 쉬고 있었다. 톨게이트 우측으로 난 구도로로 진입하여 산길을 조금 달리다 보면 눈에 크게 띄는 표석에는 왜 [금강산 화암사]로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수암에 대한 전설이 있고, 설악산 깊은 산중에 규모가 비교적 큰 사찰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낙산유스호스텔에서 버스는 멈추고, 여기서 내려 낙산사 입구로 발길을 돌리면 주변에 화재의 흔적이 여기저기 쉽게 눈에 띈다. 안타까운 맘을 안고, 경내로 들어서면 분위기는 더욱더 썰렁해진다. 먼저 원통전 재건축 현장에 들어서면 넓은 도량에 수 많은 연등이 눈에 띈다. 이것은 낙산사 재건에 대한 전국 불자들의 정성을 대변하는 듯 하였다. 원통전 우측으로 난 비포장 도로를 따라 가면서 화재의 흔적으로 실감할 수 있다. 건너편 해수관음상 주변은 민둥산이 되어 있고, 밑둥이 짤려나간 소나무 뿌리가 여기저기 시꺼멓게 자국을 남기고 있다. 해수관음상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면 육지측으로는 주변이 모두 민둥산이 되어 있다. 시퍼런 녹색을 띠고는 있지만 큰 나무가 하나도 없고 잡초로 뒤덮여 있다. 하루 속히 복구하기 위해서 크다란 소나무로 사찰 주변에는 조경을 마친듯 하였다.

 

20070603  원경합장

 

 

'성지순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을 다녀와서  (0) 2007.12.27
청량사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0) 2007.10.24
보문사 순례기  (0) 2007.05.11
봉정암 순례기( 사진이 들어있는 )  (0) 2007.04.29
태조산 성불사 순례기  (0) 2007.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