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입춘을 맞이하여 .......

圓鏡 2007. 2. 4. 19:04

 

오늘 아침에 [입춘회향]이라는 의미보다 나에게는 평소와 같이 [일요법회]의 의미로 다가온 하루였다. 여느 때와는 달리 집안 일로 늦게서야 집을 나섰다. 기왕 늦었으니 당초 계획대로 구름산을 넘어서 절로 가기로 맘 편하게 먹고 혼자서 천천히 산을 올랐다. 지난 주 중에는 겨울날씨답게 몇 일간 쌀쌀하다가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려서 입춘다운 날씨였다. 그래서 오늘 구름산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환경오염으로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24절기는 아주 과학적인 근거로 만든 것 같다. 이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정해진 코스로 일년에 한 바퀴씩 돌아가게 되어 있으니까 ...... 

 

가리대 광장을 지나 구름산 중턱에서 설월리 마을로 내려 설 때에는 한적한 오솔길을 혼자서 걷게 되어 더 없이 좋았다.  확자지껄 하던 아까와는 분위기가 현저하게 달랐다. 비록 주변의 분위기는 한겨울이긴 하지만 나뭇가지를 찬찬히 들여다 보았더니 봄을 기다리고 있는 기운이 완연해 보였다. 이런 날씨가 몇 일간 더 이어지면 봉우리를 터뜨릴 것만 같아 보였다. 맨 아래 사진을 보면...........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잔가지를 가지고 있는 나무들은 봄을 잔뜩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오늘이 입춘이라고 하면서 새싹을 틔우려고 Ready한 것처럼............

 

올 봄에도 삭막한 겨울 나무에서 새싹이 터지는 모습을 보면, 내 가슴이 설레일까?  나무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나면서 나이테를 만들어 가듯이, 우리도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어간다. 인간은 해를 거듭할수록 연륜이 쌓여 좀 더 원숙해지고, 맘에 여유가 늘어나고, 상대방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이들수록 아집이라는 놈이 나에게 불쑥불쑥 나타날 때마다 나는 내 자신에게 걷잡을 수 없는 실망감에 빠지게 된다. 참회를 하고, 다시 아집에 사로잡히고, 다시 참회를 하고 ........ 이런 것이 예토에서 살아가는 중생들의 삶이란 말입니까?

 

20070204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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