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입동을 맞이하여 ~~~

圓鏡 2006. 11. 7. 13:16

 

어제 내린 비로 저녁 퇴근 시간에는 뚝 떨어진 기온에다 강한 바람까지 겹쳐서 꽤 쌀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는 금년에 처음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다는 것을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미리 알 수 있었다.  나는 비교적 열이 많은 체질이긴 하지만, 이제는 나이 탓으로 여러 모로 조심을 하게 된다.  아침 출근시각에는 갑자기 외투를 입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피를 제거한 외투를 챙겨서 입었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다.  내 몸속으로 파고 드는 찬 바람을 통해서 벌써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년의 사계절 중에서 오늘이 절기상으로 입동이다. 과연 입동다운 날씨임에 틀림없다.

 

계절의 변화가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 나도 일년에 네 번정도는 이런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제 지천명의 나이에 바쁜 일상생활에 묻혀서 계절의 변화도 잊고, 내 스스로의 변화도 잊은 채, 무덤덤하게 변화가 없이 늘상 살아가던 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세상만사가 모두 무상하지만 그런 가운데 좀 더 새롭게 다르게 변화를 추구해봄이 좋을 것 같다. 해마다 연말연초에는 한 해 새로운 다짐과 함께 계획을 세워서 개인적인 변화와 발전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좀 더 박차를 가해서 큰 변화를 기대해본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겉으로 외투만 갈아 입을 것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나의 내적인 변화도 있었으면 한다. 그 변화의 방향이 삶에 있어서는 탐진치 삼독심을 없애고, 깨달음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앞으로 내닫게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좀 더 절제된 생활과 교리를 바탕으로 한 수행정진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2006 / 11 / 07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