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불광법회 회장님의 마지막 법문을 듣고서

圓鏡 2006. 11. 5. 09:35

지난 10/15일 불광사 창립32주년 기념법회에 주지스님과 함께 금강정사 신도회 대표로 참석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 전에는 불광사에 관한 말한 들었지 가본 적이 없었다 - 그 후에 32주년 창립기념 강연회에 두 번 참석하고, 빠진 강연은 불광사 홈페이지 동영상 자료를 통해서 들어보았다. 이 강연회의 특징은 키워드 & 제목(과학, 생명, 그리고 불교)에서도 알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서양의 과학문명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온 세대들이다. 그래서 지금의 생활환경이나 의식구조가 과거 2500년 전 부처님 재세시의 근본불교 시대와 같을 수가 없고, 더군다나 인도라는 문화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의 문화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 따라서 경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동영상 자료를 보다가 10/29일 불광사 일요법회 법문자료를 접하게 되었다. 현 불광법회 회장이신 조원호 회장님께서 "사념처와 상락아정"이라는 주제로 일요법회 시에 법문하신 동영상 자료였다. 우선은 재가불자도 일요법회 법문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늘 법문은 스님이나 전문 법사님이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 인사말을 들어보면 아마도 금년말이 회장 2년 임기기 완료되는 시점인듯하다. 이번이 "마지막 법문"이라고 하시는 것으로 봐서 이런 추정을 해본다. 2년전 주변 여러 신도들로부터 회장직 추천을 받았을 때 한사코 본인은 회장직무 수행을 할 수가 없다고 여러가지 사정을 둘러댔다고 한다. 그러나 회장직 수락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회장님 댁 보살님의 추천이었다는 고백을 듣고서 느낀 바가 있다. 그래서 누구든지 신행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교권에서 자주 회자되는 문구 "수신, 제가 그리고 치국한 후에 평천하"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조 회장님의 경우, 시골에서 중3 시절 산중 사찰에 들어가서 고교입시 공부 준비한 것이 불문에 발을 정식으로 들여놓게 된 인연이었다고 술회하시면서, 당시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찬물에 세수하고, 빠짐없이 새벽예불에 참석하였다고 하신다. 그 이전에 있었던 불교와의 인연은 회장님의 모친에 관한 일화였다. 환갑이 지난 후에도 만배를 할 정도로 정성이 대단하시다며, 매일 새벽예불을 집에서 두 시간 가량 가지는 것이 일상적인 신행활동이었다고 하셨다. 고교입시 공부를 그렇게 하고나서, 원하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미국 유학시절에는 가까운 곳에 한국 사찰이 있어서 늘 참석하였고, 그 사찰의 신도분들로부터 유학생 신분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신다. 이렇게 불심이 깊으신 어머님 슬하에서 자란 조 회장님은 학생시절 그리고 유학기간 중에도 늘 불교영향을 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회와 인연을 모두 부처님의 은혜와 가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감사함을 보답하고 회향하는 의미에서 지난 2년간 불광법회 회장 소임을 맞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기도하는 방법에 대해서 한 말씀을 더 하셨다. 예를 들어 108배를 하는 경우 처음 36배는 참회를 하면서 하고, 두 번째 36배는 발원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 36배는 회향을 하면서 절을 한다고 하신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하게 될 3000배 철야기도를 할 때에도 이렇게 세 등분으로 나누어서 참회 - 발원 - 회향 순으로 기도를 하면 좋겠다. 그리고 작년처럼 삼천배를 매주 일천배씩 하는 것은 공덕이 적다고 말씀하시면서, 금년에는 한 꺼번에 삼천배(대학입시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되어서 만족스러워 하셨다.

 

불문에 발을 들여놓으신 후,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얼마나 깊은 수행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불광사의 많은 신도들 앞에서 일요법회 법문을 하실 정도이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대처해 나가는 삶의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2006.11.5  원경합장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승불교의 핵심은 중관과 유식  (0) 2006.11.10
입동을 맞이하여 ~~~  (0) 2006.11.07
삼천배 철야정진 기도를 마치고  (0) 2006.10.29
깊어가는 가을의 풍경  (0) 2006.09.30
아버지와 데이트  (0) 200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