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는 불교의 궁극적 목적인 열반에 이르기 위한 길을 여덟 가지 바른길[八正道]로서 제시한다. 그 팔정도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해 보면 계율과 선정 그리고 지혜[戒·定·慧]의 세 가지 배움[三學]이 된다. 즉 팔정도의 "바른 말[正語]·바른 일[正業]·바른 생활[正命]"은 계율을 통한 배움[戒學]에, "바른 노력[正精進]·바른 알아챔[正念]·바른 집중[正定]"은 선정을 통한 배움[定學]에, "바른 견해[正見]·바른 사유[正思惟]"는 지혜를 통한 배움[慧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삼학은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수행방법인 것이다. 계정혜 삼학은 보통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해탈을 추구하는 자가 배우고 지켜야 할 내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계(戒)는 우리의 근본적인 어리석음으로 인해 그 동안 무반성적으로 저질러 왔던 몸과 마음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음으로써 정과 혜의 기초가 된다. 현생의 모든 행위는 전생의 행위로 인한 업이 드러나는 것이며, 동시에 내생에서의 우리의 삶을 조건 지어주는 새로운 업이 된다. 계는 내용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그릇되고 나쁜 것을 방지하는 금지 조항이다.
이것은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한 재가신도나 출가승려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계율이다. 즉 이러한 계율에 의해 불교교단과 여타집단이 구별된다. 그렇지만 계율이 이처럼 "금지의 조항"들로만 이루어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 둘째, 모든 선행을 받들어 행하는 계가 있다. 이것은 한정된 계율의 준수에만 머물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을 행할 것을 권하는 것으로써, 이러한 적극적인 계율에 대한 자세가 자비라는 불교의 도덕적 이상에 보다 더 잘 부합하는 것이다.
혜(慧)는 이와 같은 무명과 미혹을 깨뜨리고 세계의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깨닫는 것이다. 혜는 역사상의 붓다가 깨달았던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이자, 앞서 두 단계의 수행과 동시에 일어나게 되는 지혜·통찰을 말한다. 즉 그것은 이 세상에서 연기법의 이치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등을 발견하는 것이며 또한 그러한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정(定)은 평소의 산란한 마음을 일정한 대상에 집중함으로써 고요한 가운데 진리를 관찰하게 하는 수행을 말한다. 평상시의 우리의 삶은 전생에서의 그릇된 행위들로 인한 업으로 인해 잠시도 멈춤이 없는 번뇌의 침범을 받게 된다. 그러한 번뇌는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물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또한 끊임없이 그릇된 행위를 계속하게 하여 우리로 하여금 윤회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번뇌의 침입을 막아주는 것이 바로 정이다.
계율과 마찬가지로 선정 역시 역사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해왔다. 예를 들어 중국의 선종은 '선(禪)'으로 종파의 이름을 삼고 "자기의 본래 성품을 보는 것(見性)"을 중시하여, 단순히 정좌하여 마음을 모아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는 형식에 제한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정의 의미와 범위를 확대시켰다. 그렇지만 진실의 모습을 왜곡시키는 번뇌의 침입을 막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선정의 근본적인 의미에는 변동이 없었다.
고(苦), 무아(無我), 무상(無常)이라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세 가지 진리[三法印] 역시 명상이나 선정 속에서 관찰되어지는 측면에서 얘기할 수 있다. 사념처경(Satipaṭṭhāna Sutta)에서 몸[身, kāya], 느낌[受, vedanā], 생각[心, citta], 사물[法, damma]을 관찰함에 있어서 "내가··· " 혹은 "나의 사고, 나의 느낌, 나의 감각기관··· "이 관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대상을 관찰하는 작용, 또는 현상 자체에만 마음을 집중함으로써 '無我를 수행'한다. 그리고 이때, 면밀하게 관찰력을 증진하게 되면 모든 현상 — 즉 사념처 전부 — 이 순간 순간에 생멸하여 잠시도 지속되는 것은 없다는 것, 즉 무상의 도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무상하고 무아이기 때문에 고라는 것을 또한 깨닫는다 ···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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