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설 명절부터 명절이라 해도 고향에 갈 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귀성열차, 고속도로 정체 뉴스에 큰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나와는 무관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한 때는 고향 가는데 20시간 가량 걸린 적도 있었다. 가족들은 뒷 좌석에서 모두 자고 있고, 혼자서 졸음을 쫓아 가면서 귀경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짧은 연휴에 피곤한 운전기사는 차가 밀리면 도로에서 시동을 끄고 잠을 잔다. 막상 도로 소통 원활하게 되면, 반대차선에서 교통순찰차가 싸이렌과 방송으로 잠든 운전자들을 깨운다. 이렇게 고속도로 위에서 잠을 자다 말다 도착하면 새벽에 동이 튼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하는 ARS서비스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때론 고속도로에서 국도로 다시 고속도로를 번갈아 갈아타면서 운전을 하다가 다시 지도책을 펴놓고 지방도를 따라 빙빙 돌아서 먼 거리를 선택해 보기도 한다. 덜 밀리는 도로를 찾아서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어딘지도 모르는 초행길을 달리고 있다. 이번 명절은 귀성길이 밀리긴 해도 귀경길은 연휴 기간이 길어서 많이 정체될 것 같지는 않다. 이 좁은 국토에 고속도로가 그물망처럼 뚫려 있어서 그 옛날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