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는 너무나 화창하고 고요하다. 지금 내 주변을 돌아보면 내일 큰 폭풍우가 몰아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지금 먼 남쪽 바다에서는 몇 년전의 ‘곰파스’보다 더 위력이 센 ‘볼라벤’이라는 태풍이 지나치면서 피해도 크다고 한다.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 초가을로 착각하기에 좋은 날씨이다. 하늘은 높고 날씨는 눈이 부시도록 맑으며, 햇볕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내일이면 한반도에도 폭우와 폭풍으로 몸살을 앓을 것을 생각하면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의 지혜와 힘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가를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가늠해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재해예방 단체에서는 내일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큰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맘 간절하다. 올해는 장마철에도 큰 피해가 없이 오히려 연중 가뭄이 심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한 해였다. 그런데 수확의 계절을 앞두고 큰 폭풍우가 몰아친다고 하니, 농작물과 시설물들이 걱정된다. 그런 큰 피해가 예상되지만, 풀 한 포기조차 자라기 힘든 척박한 땅에 비하면, 그래도 이 땅은 녹음으로 살아 있는 땅, 축복받은 땅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내일 태풍의 영향을 걱정하며 ……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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