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휴가는 여느 해와는 달리 두 그룹과 함께 두 번의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한국-싱가폴-말레이지아-싱가폴-인도네시아-싱가폴-한국으로 이동하는 소위 stamp 여행을 하게 되었다. 5일간 12번의 스탬프를 찍으며 다니는 여행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싱가폴을 중심으로 북쪽 말레이지아로 갔다가, 다시 싱가폴을 거쳐 남쪽 인도네시아로 다니면서 휴가를 보내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함께 한 여행이긴 하지만 나에겐 여전이 이들 국가의 종교에 관심이 많았다.
마침 개신교 신자가 없는 이번 그룹에서는 우리부부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준 덕분에 사찰에서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동행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이들 세 나라는 이슬람교가 절대적으로 강한 나라, 게다가 한 달간 지속된다는 라마단( 금식 )기간 중에 이들 국가를 여행하면서 이슬람교가 이 지역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 세계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라고 하면서, 그 인구의 약 80%가 이슬람교도라고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5번씩 일손을 멈추고 메카를 향해 절(기도)을 하고, 죽은 시신마져도 얼굴을 메카 방항으로 향하게 해서 매장을 한다고 한다. 한편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일부다처제여서 부인을 4명까지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이 이슬람문화이다. 이들지역의 이슬람사원을 돌아보면서 오래 전에 중국 서북부지역을 여행하면서 우루무치지역의 청진교(이슬람교) 사원이 연상되었다. 그 무더운 날씨에 유치원 아이들로부터 성인까지 여자는 모두 히잡을 쓰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날 거의 벌거벗고 사는 우리의 생활방식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우리나라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쉽게 버리고, 서구문명으로 바꿔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폴 차이나타운에는 도시국가의 작은 땅덩어리에 비해서 아주 넓고 높은 불교사원을 세우고, 사원내부에는 내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화려함으로 장엄이 되어 있었다. 벽면은 온통 부처상으로 장엄이 되어 있는데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방문한 곳이 중국사원이다. 그 곳에는 학교 영내에 큰 방이 세 개 있는데 가운데는 대웅보전이 그 좌측에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우상이 그 우측에는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 어떤 전각이든 포대화상이 맨 앞에 모셔져 있는 것이 중국불교의 특징인 듯하다. 말레이지아에서는 시간관계상 이슬람 사원 두 곳만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들 세 나라에 상당수가 화교들이고, 경제력의 대부분이 이들이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시내 중심가에는 어디든 차이나타운이 있고( 유독 한국에만 차이나타운이 없다고? ) 재력가들은 대부분이 화교출신이라고 하니 중국의 저력을 느끼고, 많은 인구 중에서 출세한 인물을 가르키는 군계일학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요즈음 자연재해와 세계경제 침체로 어려워진 일본인들 대신에 한국인들이 관광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왠만한 곳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와 함께 한국어가 표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한국어 안내멘트가 나오기도 한다. 요즈음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런 현상에 대해서 다소 걱정스럽긴 하지만, 그 동안 한국의 국력도 그 만큼 강화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뿌듯해짐을 함께 느꼈다. 한 때는 일본인들의 그룹여행이 한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 유행하였다. 오늘 귀국 비행기편에는 얼굴이 까무잡잡한 젊은이(말레이지아나 인도네시아인?) 단체가 한국의 3D 업종자리를 채워주기 위해서(?) 입국하였다. 한편 자국에서는 아시아지역의 관광객들을 통해서 외화를 벌어들여 먼 훗날 한국의 자리를 이들이 빼았아 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마치 오늘날 일본의 자리를 한국이 빼았은 것처럼, 이들이 한국의 자리를 넘보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2. 8. 7 원경합장
이상 싱가폴 중국사원, 이하 인도네시아 중국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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