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Events)

봉축시즌의 금강정사 도량모습

圓鏡 2009. 4. 4. 23:00

 

한 달 전부터 봉축시즌에 돌입하였다. 지금 이 시점은 봉축행사를 한 달을 앞둔 시점이어서 봉축시즌의 한 가운데 있다. 머리로는 봉축시즌임을 인지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서 실감을 하지 못 하던터에 지난 주말 거사님들이 거리등을 달고, 도량등을 달고 나니 봉축분위기가 물씬 난다. 연꽃은 어두운 밤 하늘을 배경으로 밝은 빛을 비추고, 오색의 선명한 빛깔로 다양한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때 맞춰 앙상한 나무가지에는 새싹을 내밀고, 그 나무 가지에 연등이 매달려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다. 세찬 봄바람은 연꽃을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연꽃은 꼬리를 흔들면서 아름다운 불빛으로 밤 하늘을 수놓는다. 오늘은 봉축회의 후, 밤 늦게까지 잔무를 정리하고 찬 바람을 가슴에 가득 앉고 귀가하였다. 귀가 길에는 연등이 비춰주는 불빛을 따라 비탈길을 내려오면서, 자신을 뽐 내는 연등을 바라보느라 발걸음을 멈춰가면서 평소보다 느린 걸음으로 내려왔다. 밤 하늘의 상현달과 어둠을 배경으로 환하게 비추는 연등은 낮보다 밤에 더 아름다워 보였다.

 

연등이 아름다운 것은 밝고 고운 빛깔을 띠고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연꽃이 자라는 환경에서 이 꽃이 상징하는 의미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주변환경이 누추한데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기에 그 의미가 있다.  

 

봉축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고, 포스트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이방저방에는 연등을 만드느라 바쁜 손길들이 모여 있다. 종무소나 사무처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내내 봉축행사 준비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한 해 중에서 가장 큰 행사가 이 봉축행사이다. 이 행사를 마치고 나면 마치 한 해 농사를 다 지은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준비하는 과정이 다소 힘들더라도 이 행사를 마치고 나면 가슴이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작은 고민을 떨쳐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