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참선,기도,정근)

삼천배 철야정진 후기

圓鏡 2008. 11. 9. 19:14

 

 

지난 2004년도 불문에 발을 들인 이후로 매년 한 번씩 동참하는 삼천배 철야정진기도, 어제부터 오늘새벽까지 하는 행사에 동참하였다. 작년에는 우리 절에서 하는 철야정진 일정이 다른 행사와 겹쳐서 청량사에서 약사여래불 정근을 하면서 도반들과 함께 철야정진을 하였다.

 

겉으로 보기엔 해마다 비슷한 행사이긴 하지만 해마다 한 번씩은 크게 나를 참회하고 새로운 발원을 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해마다 다른 기분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몸이 고달프고, 자정이 지나면 수마와 싸우면서 고통스런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해마다 동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참회하고 발원하는 내용은 해마다 다르기에 새로운 기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토요일 초저녁 7시에 입재식을 가지고, 8시부터 매 45분간 350배를 8번으로 나누어서 새벽 5시까지 한다. 그리고 입재식과 마무시에 각각 108배씩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목탁소리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면서 삼천배를 하는데, 각자 체력과 근기에 따라 절하는 속도는 달리하도록 하였다. 미리 108배를 하면서 육체적인 컨디션을 조절해야 함을 잘 알고 있지만, 평소에 연습훈련없이 바로 삼천배에 무모하게 도전을 하다보니 해마다 철야정진 다음 날부터 몇 일동안은 내리막길에서 걸음걸이가 말이 아니다. 

 

금년에는 맨 앞줄에 자리를 잡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작정을 하고 주변에서 아무리 빨리하더라도 나는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목표를 1500배 내지 2000배 수준으로 잡았다. 그러면서 절 하는 숫자를 세지 않기로 하였다. 페이스 관리를 잘 한 덕분에 자정이 넘어서도 육체적인 고통은 여느 해보다 훨씬 덜 하였다. 그러나 새벽3시부터는 수마가 나를 괴롭혀서 가끔 절을 하다 멈추고 법당 밖으로 나가서 찬 바람을 쐬고 자리에 서 있곤 하였다. 졸음을 쫓으려고 서 있어도 수마는 찾아 온다. 그래서 서 있지 못해 자리에 앉으면, 바로 수면상태로 들어가게 마련이다.

 

예년에는 자정이 지나면서 동참자들이 대거 탈락( 취침.휴식 )하거나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금년에는 초저녁에 자리를 잡았던 150여명의 신도들이 거의 대부분 끝까지 동참하여서 새로운 분위기를 느꼈다. 동녁이 트는 아침, 귀가 시에 몸은 무척 피곤하지만 각자의 맘만은 홀가분한 기분이다. 이튿날 일요일 아침에는 정해진 새터민들과의 일요법회를 진행하기 위해, 원공거사님과 함께 일요법회에 참석하였다. 그 후에는 긴긴 낮잠을 즐겼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듣고, 보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서 가장 비중이 크고 영향이 큰 것은 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맘 먹기에 따라 행복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맘 먹기에 달렸다.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행복공식을 보면, 50%정도는 본인 스스로 태어나면서부터 생물학적으로 정해지고( 이게 업에 따른 윤회론?), 그리고 우리가 가장 큰 비중으로 보고 있는 주변환경( 가족, 건강, 재물, 친구 등 )은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자신의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이라고 한다.

 

가만히 위의 사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통제불가능한 50%를 제외하고 나면 우리가 맘 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생각.사고방식으로 40%이다. 10%인 재물은 노력을 하더라도 비중이 적어서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행복은 강도보다는 빈도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즉, 작은 행복감을 자주 만끽하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라는 것이다. 큰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 긴 시간동안 고통만 가진다면 진정한 행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2008.11.9 일요일 저녁,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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