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금천구와 광명시를 가르는 안양천이 바로 광명시의 세느강이다. 주말에 낮이나 밤에 시간이 내키는 대로 자주 찾는 곳, 나에게는 더 없이 좋은 곳이 안양천 고수부지 산책로이다. 어제는 바쁜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밤에 한적한 산책로를 걷다 뛰다 하면서 2시간을 보냈다.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다름아닌 가로등 불빛이 햇빛보다 덜 밝아서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현미경으로 보면 징거로운 모습도, 육안으로 대충 보면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논리일 것이다. 사실 안양천 물은 깨끗하진 않지만, 적당한 수량이 사계절 내내 한강으로 흘러간다. 안양천 제방의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안양천 물은 불빛에 아름답게 보인다. 가로등 불빛을 반사하는 물의 표면과 유유히 흘러가는 물결이 마냥 아름답게만 보인다.
우리의 삶도 이러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매사에 대해서 대충 바라보면서 좋은 면을 보려고 한다면 아름답게, 긍정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현상을 두고서 마치 현미경으로 관찰하듯이 샅샅이 뒤져보면, 어두운 면 더러운 면이 보일 것이다. 대체적으로 이렇게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면을 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실한 삶의 태도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분별없는 삶의 행복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매사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분별하면서 살아가기에 우리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제 일요법회 법상스님의 법문이 이런 사유를 할 만한 단초를 제공하였다.
2007.11.12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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