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리

불교의 신관(神觀)

圓鏡 2007. 10. 3. 22:22

질문 ; 불교에서는 신(神)의 존재여부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는지?

         ( 초기불전연구원 카페, 각묵스님 글, 2007.10.1 )

 

첫째, 초기경에서 유정(有情)은 다섯 부류 혹은 여섯 부류로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오도윤회 혹은 육도윤회라 부릅니다. 5부류(5도 윤회)는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상이고 6부류(육도윤회)는 여기에다 아수라를 더한 것입니다. 이미 초기경의 여러 곳에서 이런 분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별적인 경들에서도 지옥의 언급 아귀의 언급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지옥의 생생한 설명도 나타납니다. 축생은 동물의 세계이니 우리가 잘 알 수 있습니다. 천상의 언급은 아주 아주 많이 나타나고 상윳따 니까야에 천신 상응이나 신의 아들 상응이 따로 독립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존재는 단지 상징적인 표현이니 방편이니 하는 것 등으로만 받아들이거나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초기경을 부처님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면 당연히 인정해야 할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신들(불교에서는 단수로서의 신 즉 유일신적인 신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의 존재는 인정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신에 대한 다양한 관념이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의 사고가 너무 서구화되다 보니 신이라면 우리는 절대자니 유일신이니 하는 단수로서의 신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그건 서양, 그것도 기독교적이거나 회교적인 사고일 뿐입니다.
서양에서도 그리스나 로마의 신관은 복수적인 것이지 절대로 유일신관이 아니었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입니다.

히브류나 중동 지역을 제외한 인도나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신관은 아니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졌던 신관은 복수적인 것입니다. 즉 다양한 그리고 아주 많은 신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신들은 인간들 보다는 뛰어나지만 인간을 지배하거나 인간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듯한 그런 신들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특정 종족과 관계된 신들은 그 종족들에게는 의미가 클 수 밖에 없고 특히 그들의 조상신이라면 그것은 그들에게는 어떤 큰 힘을 작용하는 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겠지요.

이처럼 불교와 인도에서의 신들이란 존재는 우리와 같은 존재의 한 모습일 뿐입니다.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종족이나 모습이 존재하듯이 신들도 마찬 가지입니다. 다양한 동물의 세계가 있듯이 다양한 신들의 세계가 있습니다. 동물들이나 인간들 가운데서도 힘센 자가 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존재들이 있고 물질적인 풍요를 많이 누리는 자가 있고 하듯이 신들도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들은 하나의 존재의 모습일 뿐이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 기독교적인 사고로 신들을 사유해야 합니까. 절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

셋째,
신들은 인간들을 지배하거나 인간들의 운명에 간섭할 수 있는가? 불교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특정 인간이나 특정 지역과 인연이 많은 신 혹은 신들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이것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인간이고 같은 나라에 살고 아니 같은 지역에 살고 아파트 위아래 바로 옆 층에 살더라도 서로 인연이 없거나 부모 자식 가족 친지 등등의 혈연 등의 관계가 없는 인간들은 다른 인간들을 지배할 수 없고 영향도 미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리산에 사는 멧돼지나 곰이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듯이 나와 인연 없은 신들은 나의 삶에 아무런 의미도 없고 영향도 미칠 수 없습니다. 저 아프리카나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나와 인연이 없다면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들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은 우리의 삶에 큰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인간들 가운데서도 건전한 상식을 가졌고 예의 바르고 지성이 있고 사려가 깊은 사람은 절대로 다른 인간들이나 존재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처럼 신들도 그러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불교에서의 신들은 인간들보다 더 예의 바르고 지적으로 성숙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넷째, 그리고 신들이 존재하느냐 않느냐 하는 것은 불교의 근본입장에서 보자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신들이 존재하든 않든 부처님이 제시하신 깨달음의 증득, 해탈열반의 실현이 불교의 근본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성제와 팔정도를 비롯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자신의 삶의 지침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려는 노력이야말로 불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근본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그리고 신들은 이러한 삶을 사는 인간을 존경하고 외경하고 찬탄하지 절대로 해코지 할 수 없습니다.

다섯째, 그러므로 후대(대승불교시대로 넘어와서???)에 더 발달되고 더 첨가된 불교의 신관에 대해서 너무 혼돈스러워 하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되면 안 받아들이면 됩니다. 불교의 근본은 절대로 신의 축복을 바라고, 그들을 두려워하거나 외경하는 것에 있지 않음은 명명백백합니다.

부처님은 천인사, 즉 신들과 인간들의 스승이라고 초기불교에서부터 불리고 계십니다. 신들도 우리와 같은 중생일 뿐입니다. 물론 인간들 가운데 깨달은 즉 예류과부터 아라한과까지를 증득한 성자들이 있을 수 있듯이 신들 가운데서도 중생이 아닌 신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신들은 단지 인간들보다 조건이나 환경이 더 좋은 존재들로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지리산에 멧돼지들이 사는 것이 서울에 사는 분들에게 아니 바로 지리산 안에 살고 있는 제게 무슨 위협이 되고 불안꺼리가 됩니까? 그와 같이 신들이 있다고 해서 그게 제게 무슨 걱정꺼리가 될 수 있겠습니까? 너무 심한 비유가 된 것 같은데 이 정도로 신들에 대해서 생각하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주시면 되겠습니다.

절대로 일신교적인 관념이나 괴기소설이나 영화나 SF소설이나 영화처럼 그렇게 불교의 신관을 받아들일 필요는 절대로 없습니다. 만일 그러한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계시다면 지금 당장 버리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

불교에서 신들은 단지 하나의 유정 ( 마음을 가진 살아 있는 중생 )의 상태일 뿐이라고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서 두서없이 적은 답 글을 마칩니다. 질문에 조금이라도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각묵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