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만에 서울랜드를 갔다왔다. 우리 회사 창립 1주년 기념행사가 서울랜드내에 있는 삼천리 대극장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1주년 기념행사도 Joint Venture회사가 된 후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우선은 식순이 크게 달라지고, 내용도 달라지고, 가족을 동반해서, 전문 진행자와 연예인까지 초청해서 야외에서 행사를 가진다는 것이 지금까지 대강당에 모여서 진행하던 행사와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우리 두 아들 유치원 다닐 적에 가본 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점심 식사 후에 한 바퀴 돌면서 산책을 하다보니 여기저기 군데군데 그 당시 어머님을 모시고 우리 가족이 함께 놀러왔었던 기억이 살아났다. 두 아들은 많이 컸고, 나와 어머님도 그 때보다는 많이 늙었는데, 그 당시 놀이기구나 구조물들의 배치는 그대로였다. 물론 주변에 다소 더 늘어난 시설물들도 있긴 하지만 15년내지 20년전 모습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었다.
샛노란 은행나무나 연한 갈색의 느티나무 그리고 샛빨간 낙엽을 가진 나무들이 형형색색이어서 가을이 깊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서울시내 초중고교가 함께 하는 행사날이라서 한산할 것으로 생각했던 서울랜드는 서울 중심가의 러시아워를 방불케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사방팔방 빽빽하게 들어선 놀이기구, 그리고 음식점 밖에 다른 것은 없었다. 서울랜드가 공원이 아니라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법의 양탄자, 롤러 코스트 곁을 지나가면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면서 지르는 괴성을 들을 수 있다. 빅5 티켓을 받았으나, 직접 타기에는 어색할 정도로 내가 나이 들어버린 것 같아서 산책만 하고 놀이기구는 타지 않고 그냥 나와버렸다. 그래서 삶에 있어서 그 때에 해야 할 일들은 그 때 해야 하고, 그 때 즐겨야 한다. 누구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 탓으로 자격지심에서 스스로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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