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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업중생들이다

圓鏡 2020. 2. 23. 18:54


이 뉴스가 나온지 초기에 긴 시간 동안 100밑돌더니,

어제 그제 두 배 네 배로 늘어나 지금은 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정부에는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발표하고 대응한다고 하지만,

국지적이던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확산이 급속도로 되다보니 국민들의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각종 모임은 연기되고 취소되고 서로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

봄이 오고 있지만, 경제지표는 설상가상이다.

수십년 만에 내리 꽂고 있는 경제지표에 이런 질병이 큰 타격을 주게 되었다.

학교 졸업식이 취소되더니, 이젠 3월 초에 있는 입학식도 어떻게 될런지?


전염병이 요즈음 뿐만 아니었지만, 요즈음은 교통이 발달하여

말 그대로 지구촌, 지구마을이 되었다. 그래서 어제 이스라엘에

도착한 한국 국적기를 타고간 한국인 177명이 이스라엘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귀국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미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서구 유럽 국가에서는 중국인 입국을

거절하였다.


우리 절에서도 오늘 운영회의결과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모든 집회를 중단키로 결정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한다.

오늘 일요법회는 평소의 1/3가량으로 신도가 줄고,

전원 마스크를 쓰고 법회에 참석하라는 안내문에 따라.

법문하시는 스님과 사회자 외에는 모두 마스크를 쓴 채로

법회를 하였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게다가 조계종단에서도 총무원장 명의로 2/20일부터 3/20일까지

한 달간 법회를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그저께 포교사단으로부터

당분간 포교활동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근거로 어제 오후에는

단톡방에 내주부터는 포교활동을 중단하라고 전달하였다.

대부분의 군부대로부터 일요법회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어제

오늘 받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맞이하고 보니, 지구촌이라는 용어 뿐만 아니라

共業衆生이라는 데에서 공업이 떠오른다. 지리적으로 동일한

곳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겪는 業이다. 대한민국

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다보면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함께

겪어야 하는 어려움들이 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그래서 우리는 하나라고도 하고, 자타불이라는 말도 한다.

같은 공간에서 살다보면 공기도, 물도, 길(도로)도 공유할

수 밖에 없다. 나 혼자만 잘 살겠다고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한 집만 잘

살고 주변에 있는 모든 집이 굶고 있다면, 그 부자집 주인은

마음이 편할까?  폭동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하지는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공업중생이다. 자타불이다.


이 전염병이 하루 속히 지나가고 안정이 이루어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본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