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JS- 3.신행

범종, 아침에 33번, 저녁에 28번 타종 근원

圓鏡 2018. 5. 27. 17:05

불교에서 말하는 하늘인 33천(Trāyastriṃśa)의 하늘을 연다는 뜻이다.
매일 새벽 전국의 사찰에서 서른 세번의 범종을 울리며 33천의 하늘에 축원을 하는 의식인 것이다.
불교의 우주관인 삼계(三界) 이십오유(二十五有) 의 28천, 혹은 28계 33천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새벽이 열리는 시작인 인시(寅時,5시)에, 4대문을 여는 파루(罷漏)를 33번 타종하고,
모든 일을 끝내는 저녁 유시(酉時,2시)에는 28번 타종을 하여 하늘의 사람들이 잠들기를 축원 발원
하는 것이다.
33천을 도리천(忉利天,Trāyastriṃśa)이라 하는데 그 곳의 사람인 천인(天人)들은 건강하고
무병장수(無病長壽)한다고 하므로, 새해나 밝아오는 아침에 온 국민들이 33천의 천인들처럼
건강하고 무병장수하기를 사찰의 스님들은 축원하는 것이다.

섣달 그믐날 밤 자정에 여러 곳의 절에서는 뭇 중생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는 뜻으로 종을 108번 울렸다.
오늘날에는 양력 12월 31일 자정에 서울 보신각과 각 지방에서는 33번의 제야의 종을 울린다.
108이란 숫자가 그러하듯이 `33'이라는 숫자도 불교에 뿌리를 둔 숫자다.

이 세상에는 백의관음 수월관음 약왕관음 등 자비스러운 33 관세음보살이 있는데,
중생들을 위하여 중생이 원하는 곳이라면 천상 천하 지상 지하 어느 곳이든
모든 사람의 원하는 바를 따라 응화(應化), 화신(化身)을 한다.
33번의 종을 치는 것은 '온 사방 만 백성'의 시름과 번뇌를 씻고, 새로운 한해에는 하늘 세계의
아름다운 세계처럼 모든 것을 이루기를 축원하는 의미이다.

이러한 불교의 풍습을 따라 조선시대에는 이른 새벽 4대문의 개방과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타종,
즉 파루를 33번을 쳤고 성문을 닫을 때에는 28번의 종을 쳤다고 한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해를 보고 시간의 흐름을 짐작했다. 해시계가 보급된 후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밤중에 시간을 몰라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밤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맡은
큰 일 중 하나였다.

4대문이 닫히고 백성들의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이경(밤 10시경)에 28번의 범종과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오경(새벽 4시경) 만큼은 33번의 범종으로 종로 보신각에 있는 대종을 쳐서 널리 알렸다.

이경에 대종을 28번 쳤는데 이를 인정이라 했고, 오경에 33번을 쳐 이를 파루라 했다.

인정에는 28번을 친 것은 우주의 일월성신(日月星辰) 이십팔수(28별자리)에게
혹은 불교의 삼계 25유인 온 세상에 해당하는 밤의 안녕을 기원한 것이고,
파루에 33번을 친 것은 제석천(帝釋天)이 이끄는 하늘의 삼십삼천을 향하여 하루의 국태민안을 기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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