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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가을 날씨

圓鏡 2017. 8. 26. 20:54

비가 자주 내려 그런지 가시거리는 평소보다 멀고 하늘은 맑고 높아졌다.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창문을 닫게 한다. 이렇게 맑고 쾌청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무척 어둡다. 전쟁위기론이 날마다 이어지고, 정부는 동맹국와 엇박자나는 소리만 하고 있고, 전쟁을 바라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말로만 그렇게 외친다고 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님을 잘 알아야 한다. 올 봄에 있었던 탄핵의 후유증은 삼성그룹 부회장 1심 선고를 두고 연일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 지구상에서 전쟁만큼 참혹한 게 없다. 지진이 그러하고 해일 또한 참혹하다. 전쟁은 이러한 자연재해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어려움과 혼란이 일어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극복과정은 전혀 다르다. 자연재해는 국가차원에서 또는 세계의 이웃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따뜻한 후속지원이 따르지만, 전쟁은 그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마져 힘든 상황으로 끌고 간다.


게다가 몇 달 전에 국민의 40% 지지를 받아 새로 출범한 신 정부는 모든 정책이 국민들에게 듣기 좋고 보기 좋은 말만 하고 있어 믿어지지 않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력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몰라도, 전후 사정으로 봐선 이해가 안 가는 말만 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법률은 뒤로 하고, 군중심리와 국민의 목소리라는 이름하에 대중선동 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정부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몇 몇 뜻이 통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국민의 뜻이라고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모양새를 갖춘 뒤에  그것을 정책으로 밀고나갈 요량인 것 같다. 법치 국가에서는 법을 만들어서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데. 기존에 있는 법마져도 뒤로 하고, 대중의 의견을 수렴해서 대중선동 정치를 하려고 하니, 이게 나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에는 "이게 나라냐"라고 하면서, 촛불혁명이라고 하면서 현 정권을 잡은 이 정부에게 "이게 나라냐"라고 반문하고 싶다.

국가는 역사상 유래 없는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국민과 정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이념적으로 분열되어 있다. 과거 역사에서 보았듯이 우리가 내분을 겪고 있을 때 외침이 일어난다. 하나로 뭉쳐야 사는데 이념으로 편이 갈라져 있는 나라이다. 내분이 일다가도 국가적인 위기가 닥치면 하나로 뭉치는 지혜가 필요한데, 현 정부와 국회는 그럴 만한 지혜와 용기가 부족하다. 그래서 요즈음 여건만 된다면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마져 든다. 이렇게 불안하게 국가를 경영하고 있는 이 정부를 신뢰할 수가 없다. 요즈음은 믿을 만한 곳, 마음을 의지할 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바깥 날씨는 쾌청한데 마음은 몹시 우울하다.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감정이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