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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 放 生 )

圓鏡 2014. 3. 4. 09:09

방생은 살생(殺生)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살생을 금하는 것은 소극적인 선행(善行)이고 방생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선(善)을 행하는 일로 권장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잡혀 있는 새나 물고기를 도로 놓아주는 것으로써,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정월 대보름, 3월 3일, 4월 초파일, 팔월 한가위에 행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 ) 방생이라고 하면, 불자들이 흔히 산 물고기나 산 자라 등을 강이나 하천에 방류를 하는 행사를 이른다.

 

그런데 요즈음 민가 주변의 산이나 도심 곳곳에 버려진 애완동물인 고양이나 개가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시냇가나 공원 산책로를 걷는 이들 중에는 미리 준비해간 모이를 비둘기에게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요즈음 산에는 버려진 고양이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등산객들 주변을 서성이면서 먹이를 구걸하곤 한다. 등산객들 중 일부는 집에서 미리 고양이 사료를 준비해서 등산하는 길에 고양이가 보이면 사료를 주거나, 점심식사 시간에 주변을 서성이는 고양이에게 점심식사용 음식의 일부를 기꺼이 고양에게 먹이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양이들이 도심이나 아파트 주변에서 떼를 지어 다니면서 선심을 베푸는 사람을 만나면 배고픔을 해결하기도 하고, 아예 버려진 동물들을 한 곳에 모아 키우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불심이 깊은 불자들 중에는 이러한 선행이 어려운 이웃(비록 동물이긴 하지만)과 나눔이라고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방생하는 불자와 같은 마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선행! 

 

한편 이러한 동물들을 성가시게 생각하는 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배회하는 애완동물들이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속도를 늦추고자, 관공서에서는 이들을 잡아다가 거세를 하거나 임신을 하지 못하게 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산 생명을 죽일 수는 없지만 더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줄어보자는 것이다. 일부지역에선 개체수가 늘어나 주변환경에 영향을 주는 비둘기들이 더 이상 번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특정한 모이를 준다고 한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으로써 이렇게 자기 중심적으로 주변의 동물들을 관리한다. 한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방사능 피폭지역에는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고, 그 지역에서는 지금도 방치된 동물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고, 일부는 돌아다니면서 닥치는대로 먹이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두 부류의 중생들이 사바세계에 존재한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