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달력으로 보면 요즈음이 중추가절이다. 가을 석달인 9월 10월 11월 중에서 10월 하순으로 접어 들어, 산과 들이 갈색으로 단풍으로 물들고, 눈부신 가을 햇빛은 한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연상케 한다. 하늘은 더 없이 맑고 높다. 바야흐로 천고마비 독서의 계절이다. 이렇게 좋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이 무거우면 바깥세상이 어둠침침해보인다.
일체유심조, 唯識 이다. 그래서 사람은 주관적이고, 착각하고, 오해하면서 늘 살아가고 있다. 사계절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왔다가곤 하고, 일년은 반복되어 돌아가건만, 해마다 계절마다 느낌이 다른 것은 모두 내 맘이 그래서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중생은 실상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있는 그대로 사물을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일정한 과정의 수행을 거쳐야만 실상을 볼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내가 내 앞에 있는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는 것은 실상으로서 그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 거짓 )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한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