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달을 채 남겨 두지 않은 이 시점에서야 비로소 여름다운 날씨가 찾아온 것 같다. 무더위는 도심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싫은 존재일 수도 있지만, 자칫 냉해로 가을에 충실한 결실을 보장할 수 없는 농민들 입장에선 여름은 여름다워야 한다. 매미 소리도 요란스럽고, 젊은 이들은 인공암벽을 타면서 이열치열로 무더위를 극복하는 지혜로움도 발휘해본다.
오늘은 종종 들어왔던 북한산 둘레길을 친구들과 함께 하루 종일 걸어 봄으로써 무척 의미있는 하루였다. 유유상종, 30여년 전에 함께 일했던 선배그룹을 우연히 둘레길에서 마주쳤다. 그 그룹도 같은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것과 비슷한 연배들끼리 산책을 하는 것으로 보면, 사람은 혼자보다는 그룹으로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회적인 동물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룹으로 다니다 보면, 때론 무척 불편할 때도 있다.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도 다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포기하고 지나쳐야 하는 것이 단체산책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10여 킬로미터를 산책하면서, 둘레길 막바지에 화계사 경내를 지나치는 코스를 따라가면서 조금만 방향을 바꿔 걸으면 대웅전이 보일듯 하였지만, 도반들과 함께 지나치고 말았다. 그러나 단체로 이동하는 경우 재미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의 취향에 따라 이것이 좋다. 저것이 좋다 하면서 견해차를 보인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차이점( 견해의 다름 )을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