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봉정암 순례길
작년 9월 2차 순례에 이어서 어제 그제 양일간 3차 순례를 무사히 마쳤다.(경불원주관, 사찰문화답사 연례행사) 게다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오세암 코스로 봉정암을 거쳐서 대청봉까지 올라갔다가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신흥사를 들렀다가 왔다.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서 평생소원 두 가지를 이루었다. 2006년 도반들과 함께 처음 봉정암을 오를 때에는 수렴동계곡길도 지금처럼 계단이나 오솔길이 잘 정리된 상태가 아니라 계곡을 따라 하염없이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도반들 중에 어느 한 분이 하시는 말씀이 "불자라면 봉정암에는 생전에 세 번은 순례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의 뇌리에 박혀, 마치 의무사항처럼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르고 싶은 맘이 늘 있었던터라, 이번 행사에 동참하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어제 그제 산길을 많이 걸었지만, 낮선 도반들과 함께 잘 다녀왔다는 안도감이 오늘 하루를 즐겁게 한다. 도반님들 모두 부처님 되시길 기원합니다. 원경합장
봉정암은 전국에서 재가불자들의 철야기도 정진공간으로 이름난 사찰이다. 수행공간의 주변여건이 날로 달라지고 나아지고 있다. 가장 불편한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적멸보궁 법당이 좁아서 바깥에도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잠자리 시설이다. 오래 오래 전에 군 생활하면서 신병 때 101보충대에서 칼잠을 자본 이후로 칼잠을 잘 기회가 없었건만, 봉정암에만 가면 여지없이 칼잠을 자야 한다. 방은 길고 창문이 없어서, 통풍은 안되고 방 바닥은 뜨겁고, 코 고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이것을 애로사항이라고 하면, 오히려 철야기도 하러 온 사람이 잠자리 타령을 한다는 대답을 듣게 된다. 그래서 잠자리가 불편하다고 투덜거릴 수도 없고, 개선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4~6시간 산행을 하고 나면 온 몸이 녹초가 되는데....... 그리고 언젠가는 문을 열게 될 대웅전은 눈으로 봐도 진전이 있으니까, 철야정진 기도공간은 개선이 될 것이다. 특이한 것 중에 하나는 식단이다. 국그릇에 밥 한술 뜨고, 국자로 미역국을 뜨고나면, 돌아서서 숟가락 하나 집어들고 두어걸음 나서면 오이무침 몇 쪽을 국그릇에 담으면 식단구성은 완료되었다. 이렇게 간단하다보니, 수 십미터 늘어선 배식 줄이 금새 없어져버린다. 오히려 설거지하려고 선 줄이 더 긴 편이다. 그래도 맛 있는 공양을 하게 된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해발 1200고지를 올랐으니 밥맛이 날 수 밖에............ 원경합장
오세암 관음보살( 상기 )
오세암 동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