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1 ( 자리양보 )
오늘 모처럼 낮 시간에 볼일보러 시내로 나갔다가 전철을 타게 되었다. 별로 복잡하진 않았지만 빈 좌석은 없었다. 그 다음 정거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내 앞에 앉아 있던 여학생이 일어서면서 나에게 '앉으세요'라고 해서, 그냥 이번 정거장에 내리는가 보다하는 생각과 함께, 다른 사람도 내 옆에 서 있는데 나에게 '앉으세요'라고 할까? 하는 의문이 생겨 잠시 머뭇거렸더니, 그 학생이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내가 당황하게 되었다. 내가 극구 만류하면서 그 학생더러 그 자리에 다시 앉으라고 하면서 학생의 팔을 잡고 다시 앉혔다. 그 학생 앞에 계속 서 있자니 내가 민망해서 구석진 곳에 있는 "경로석" 앞으로 자리를 이동하여 목적지까지 서서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학생이 '가정교육을 참 잘 받았구나', '참 착하다', '요즈음도 이런 학생이 있구나'하는 생각에 고맙기도 하였지만, 그 학생이 나를 보기엔 내가 자리를 양보받을 만큼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일까? 설마? 내가 외모를 좀 더 단정하게 가꾸지 않아서 그렇게 보인 것이겠지? 옆 머리가 너무 많이 흰색이어서 그런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봐도 당혹스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한 생각이 들었다. 법정 노인의 나이가 만65세 이상인이라, 아직 7 ~ 8년은 더 살아야 노인대접을 받을 나이가 되는데........ 처음으로 양보를 받아 보는 자리여서 무척 쑥쓰러운 경험을 하게 된 하루였다. 아무튼 추운 겨울 날씨에 훈훈한 기분도 들었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