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깨진 박 바가지

圓鏡 2011. 5. 1. 21:20

 

 

 

 

 

요즈음은 보기가 흔하지 않지만, 어릴 적에 바가지라고 하면, 박으로 된 바가지 밖엔 접할 수가 없었다. 우선은 가볍워서 좋고 단단하다. 그런데 외부 충격에 아주 약한 결점이 있다. 한 번 깨지면서 조각이 하나 정도 나거나 금이 갈정도면 알뜰한 아낙네들은 버리지 않고, 바깥 양반의 힘을 빌어 실로 꿰매어서 사용한다. 꿰맨 박 바가지는 아무래도 약하기 마련이어서 다시 깨지기가 쉽다. 다시 꿰맨 자국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결국 어느 순간에는 한 꺼번에 왕창 깨지면서 손잡이만 덩그렇게 남게 된다. 이럴 경우, 유일한 대책은 다시 새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요즈음 같으면 플라스틱 바가지로 바꿔서 오래오래 사용하겠지만.............그 당시에는 그럴 여건이 되지 못 했었다.

 

 

 

그리고 이런 시나리오를 한 번 생각해보자.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 배를 타고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한 배를 탄 동료가 의도적이 아니고, 고의적이 아니라는 전제조건 하에 엉뚱한 소릴 하게 되면, 한 번쯤은 내가 이 친구에게 뭔가를 잘못 알려주었거나, 알려주어야 할 것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물며 엉뚱한 소릴 하는 친구가 알려달라고 했었는데에도 불구하고, 알려주지 않은 것은 없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것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 엉뚱한 소릴 하면, 그 동료를 그 배에서 내리게 하는 게 맞다. 그 친구가 계속 헛소릴 하면서 어뚱한 행동을 하게 내버려 두게 되면, 그 배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실패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봉축행사를 목전에 두고서...........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