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중추의 주말(우리집 주변 가을과 택지조성, 한강행복문화축제)

圓鏡 2007. 10. 28. 17:59

하루 하루가 다른 것이 우리네 일상생활이다. 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는 듯하여도 유심히 들여다 보면 똑 같은 날은 하루도 없다. 단지 시간안배가 일정할 수는 있어도 그 내용은 다르다. 그래서 즐겁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이곳에 사는 우리는 그러하지 못한 지역에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올 가을은 비가 자주와서 단풍이 아름답지 못 하다고 한다. 그 차이를 크게 구분하려 하지 않는 내 특성도 있지만 내 눈에는 가을이면 선선한 기온과 단풍이 좋다. 여름은 여름대로 봄과 겨울도 그 나름대로 변화가 있고 특성이 있어서 좋기만 하다. 오늘 오후에는 어느 여름 날처럼 짧은 시간이긴 하였지만 소나기기 내려서 단풍잎을 떨어뜨리면서 떨어진 단풍잎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가을과는 무관하지만 우리 집 옆에 있는 소하동 택지공사장에서는 추운 겨울을 앞두고 인부들의 일손이 왠지 바쁘기만 한 것 같다. 금년들어 착공한 택지개발사업이 지금은 기초공사가 끝나고 곤도라까지 섰다. 언제까지 공사가 진행되는지는 몰라도 소음공해 역시 이웃에 사는 인연으로 받아들이고 지내야만 할 것 같다. 소음이 끝나는 시점에는 구름산 시야를 가릴 만한 높은 건물이 들어설 것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거실에서 구름산을 실컷 봐두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안.이.비.설.신 - 오욕 중에 하나이지, 보기 좋은 것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집착이.........

 

내 자신이 그러하고, 내 주변이 그러하듯이 한 순간이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무상하고 그래서 공한 것이다. 이것을 자연의 섭리로써 진실로 받아들이고 오욕락을 자제할 수만 있다면 중생삶이 얼마나 가벼워질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는 한강인도교 아래 고수부지에서 조계종 중앙신도회에서 주최하는 [한강행복문화축제]가 4번째 있었다. 한강 환경을 위한 기원제를 종단 포교원장 혜총스님과 각급 단체장들이 모인자리에서 올리고, 이어서 신도회간의 단합을 위한 체육대회가 있었다. 지난 1회, 2회는 달마마라톤 프로그램까지 들어 있고,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행사를 성대하게 거행하였다. 그 두 해는 비가 그렇게도 많이 내려서 행사를 어렵게 하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성대하게 치른 것은 사실이다. 작년에는 올림픽체육공원에서 3회 행사를 가지고, 금년에는 중앙신도회 주관으로 한강인도교 부근 체육공원에서 조촐하게 행사를 가졌다. 

 

오늘은 일요법회와 지장재일이 겹친데다, 어느 영가 49재 중 초재까지 함께 지내느라, 여느 법회보다는 법회시간이 아주 길었다. 나는 생각지도 않았던 지장재일을 맞이하여 지지난 주에 돌아가신 당숙의 명복을 빌면서 잔을 올렸다. 주지스님의 법문 중에 "돌아가셨다"는 말의 의미를 [모퉁이를 돌아가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느냐?], [바다속에 있는 많은 어류들이 그 넓은 바다 속 아무데나 다닐 수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그러하지 않다. 수심에 따라 살아가는 어종이 구분되어 있다.] 자기가 살아가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공간을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공간이라고 해서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는 것이다. 사람은 죽으면 혼백 중에서 백은 흙으로 되돌아 가지만 혼은 다른 세계에서 태어난다. 이것이 윤회의 삶이라는 것이다. 해탈을 하지 않는 한 우리의 삶은 윤회의 틀에서 업.식에 따라 무한히 다른 삶을 이어가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불교의 종교관이다.

 

2007.10.28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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