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금연

圓鏡 2007. 9. 29. 22:00

금연 ............

 

지난 해 11월 하순경 특별한 동기없이 금연을 하였다. 지난 78년 논산으로 군입대하면서 배운 것이 담배 피우는 것이었다. 입대할 당시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나에게 무상배급되는 [화랑]담배를 동료들에게 건네 주면서도 가끔은 한 대씩 피우다가 제대 후에 본격적으로 피운 것 같다. 군에서 제대한 후, 복학해서 지난 해 11월까지는 하루 한 갑은 피워왔다. 물론 그 중간에 몇 년씩 몇 번은 끊어본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피우기 시작하면 금방 하루 한 갑을 피우게 되었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고 하는데에도 한 번 입에 대고 나면 끊기가 어려운 것이 담배중독이다. 사실 백해무익하다는 데대해서 나는 동의하진 않지만 육체적으로는 건강상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 금요일 밤 늦게 귀가 길에 구로디지털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주변에 크게 나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았다. [금연정류장....]이라는 것이다. 지난 해 11월 이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때로운 두 대씩 피우면서 버스를 기다리곤 했다.

 

아무튼 금연한 것은 잘 한 것 같다. 금연함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좋은 점들이 있다. 특히 길 가에는 담배 꽁초를 버릴만한 쓰레기통이 없어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꽁초를 가끔은 길바닥에 버린 적도 있었지만 항상 담배곽에다 보관하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집에 와서 버리곤 했다. 이럴 경우 문제는 꽁초에 배인 니코틴이 피우지 않는 담배에 배여서 담배 맛이 제 맛이 아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금연건물이라고 해서 담배를 피우려면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고, 배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 한 대를 피워야만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전철역 중에서도 지하구간이 아닌 오픈된 역사에서도 금연하고, 구로디지털단지역 버스정류장과 같이 오픈된 공간에서조차 금연을 한다고 하니, 이것은 흡연자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한 처사라고 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어느 일방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사람의 개성이 각기 다르듯이, 취미나 기호식품 역시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는 것 때문에 옥외의 오픈된 공간에서조차 담배를 피우지 못 하게 하는 것은 흡연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도 일정한 조건하에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 즉, 이 세상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살아가면서 자기 입장만이 아닌, 상대의 입장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좁은 지구라는 공간에 60억이 넘은 인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조화롭게 규제를 하면서 공존하는 지구촌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2007.9.29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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