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을 벗고, 순수의 삶으로]라는 슬로건으로 금강정사 종무소 주관으로 단기출가 행사를 가지는데 동참여하였다. 금강정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운영해 본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지금 한창인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수련회 과정으로 만든 것으로 이해된다. 대외적으로 크게 홍보를 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공지를 했는데, 우리 절에서 10명 그리고 지역 주민들 중에 법명이 아직 없으신 두 분이 동참하여, 모두 12명이었다. 그 중에 거사님은 세 분이었다. 그리고 사중에서는 처음 운영 해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많은 노력을 한 듯하다. 그 중에 하나가 부족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컨테이너 3개를 준비해서 이번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다. 아무튼 처음하는 프로그램인지라 모든 물건들이 새 것이었다. 우선 첫 날 개인별로 필요한 물품을 한 박스씩 받아서 방사로 이동을 해서, 아래 위로 편안한 수행복으로 갈아 입고, 하얀 고무신으로 갈아 신는 그 순간, 출가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1박 2일 출가하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 집에서 나올 때에는 아예 휴대전화기(생필품)를 끄고 놔두고, 대중교통편으로 집을 나왔으니까.
설법전에서 입재식을 간단하게 마치고, 사시예불에 참석한 후 바로 발우공양으로 들어간다. 이번 교육의 주된 내용은 초발심자경문의 일부인 발심수행장( 원효 스님께서 자신의 수행체험 경험을 바탕으로 운문형식으로 쓴 글 ) 공부, 참선 강의와 실습, 그리고 발우공양 이 세 가지가 핵심으로 보인다. 그 외에 새벽예불, 사시예불, 저녁예불에 동참하고, 울력, 산행, 차담 등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초발심 자경문에 대해서는 평소에 관심을 많이 가졌지만, 아직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발심수행장 공부를 통해서 맛을 약간 보았으므로, 나머지 부분은 스스로 한 번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주지스님의 참선강의는 비교적 간단한 내용(자세와 호흡 그리고 화두)과 편안한 자세였다. 특히 참선 자세에 대해서는 파격적일 정도로 편안한 자세와 자유로운 자세를 강조하셨고, 특히 조용한 실내에서만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좌선을 우리 절 도량(야외)에서 좌복을 깔고 앉아 어디서든지 할 수 있다는 실습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평소이 거닐기만 하던 도량에서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가면서, 잠깐씩 좌선을 해본 경험이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발우공양을 이틀간 세 번 해보고 나니, 이제는 발우공양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내 경험으로는 지난 2000년도에 김천에 있는 직지사의 하계수련회(3박4일?)에서 발우공양 경험이 처음 이었는데( 수련회 기간 중에 교육목적으로 딱 한 번 ), 100 여명이 참석한 수련회에서 우리 팀은 설거지한 물을 모두 나눠 마시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 많이 망설이다가 겨우 마시긴 했지만, 발우공양을 할 때마다 그 당시 망령이 되살아나서 나를 긴장하게 한다.
오늘 오후에는 구름산 산행 후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만한 발야구 게임, 그리고 설법전에서 차담을 곁들인 회향식을 끝으로 1박2일간 단기출가 행사를 모두 마쳤다. 차담시간에는 법명이 아직 없으신 두 분의 소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그 분들에게 감동을 준 것 같다. 그리고 그 분들은 아마도 내 달부터 있는 40기 불교기본교육 과정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가 2000년도에 김천 직지사에서 느꼈던 그런 감동이었으리라 ...........
2007. 8. 5 일요일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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