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교리공부 과정을 마치면서

圓鏡 2007. 1. 2. 21:43

 

지난 주 목요일(12/28일) 봉은사 불교대학 마지막 수업으로 교육국장 선업스님께서 목탁습이 교육을 해주셨다. 마지막 이틀간은 날씨도 추워서 그러한지 몰라도 평소보다 적은 도반들이 수업에 참석해서 보우당이 평소보다 훨씬 넓어 보였다.

 

이 날도 평소와 같이 지산거사님과 혜진보살님께서 도우미로서 참석해주셨다. 이 두 분은 지난 일년 동안 우리 도반들과 함께 사계절을 함께 해주셨다. 지난 해 일년간 공부한 후에 다시 일년간을 후배기수 도우미 역할을 해주신 것이다. 큰 공덕을 쌓으신 두 분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 기수에서도 이미 다음 기수를 위한 자원 봉사자 3명을 선출해 놓았다. 야간반 도반들 대부분이 직장인임을 감안하면 이 분들의 공덕은 실로 크다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봄에 약 80여명이 야간반에 입학하여 졸업할 때에는 57명이 한다고 한다.

 

재작년 무더운 팔월 하순 어느 날 직장 옛 상사분 자녀 결혼식 참석차 코엑스 컨벤션홀을 들렀다가 점심식사 후 평소 지나치던 봉은사를 들렀다. 법왕루 아래 있는 종무소 입구에서 불교대학 안내 팜플렛을 접하게 된 것이 봉은불교대학을 가게 된 동기였다. 그 이전에 독서회에 나가면서 공부하던 것을 이젠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을 한 번 해보자 하는 맘을 먹고 있었던 차에 이 팜플렛을 보고서 결심을 쉽게 할 수 있었다.

 

그 후 반년을 기다렸다가 새 봄에 입학을 하고, 무더운 여름 날을 지나, 가을, 겨울이 다 지나고 일년과정을 마치게 되었다. 무척 짧은 한 해였던 것 같다. 두 번의 성지순례와 한 번의 수련회 그리고 매주 이틀씩 하는 수업은 나의 불심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하였다. 전문 외래 강사들의 훌륭한 강의와 스님들의 경전강의가 어우려져서 내용도 재미있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특히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교수님들의 폭 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풍성한 내용을 전달해줄 때에는 밤 새워 들어도 좋을 만한 내용들이었다. 제한된 시간이 아쉽고, 질문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쉬웠다.

 

게다가 야간반 25기 기수 대표 소임을 맡아서 성실하게 한다고 열심히 봉사를 했지만 시간에 쫓겨서 때로는 맘처럼 서비스를 다하지 못한 점도 있다. 특히 임원들이 서로 바쁜 경우에는 많이 아쉬운 점도 있었다. 도반들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하지 못해서.......  전 학기는 그렇게 지나고 후 학기에는 수업전후에 목탁집전을 직접하는데 도반 한 분과 함께 둘이서 한 학기 동안 진행을 하였다. 수업에 조금 늦게 도착하긴 쉬운데 정시에 혹은 여유있게 도착하려면 때로는 땀이 날 때가 있다. 회사 일로 늦게 출발할 수 밖에 없거나 교통정체가 심한 경우, 게다가 두 사람 모두 바쁜 날은 정말 답답하다. 결국 어느 날은 둘 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제 때에 수업시작을 못 하고 마냥 기다리가다 목탁 따로 오분향례 따로 도반 중에서 두 사람이 나누어서 진행을 하였던 날도 있었다고 한다. 회사에는 지난 해 봄부터 동료.후배들에게는 미리 알려 두었지만 그래도 일을 하다가 먼저 퇴근하려면 미안한 마음이 발길을 무겁게 하였던 날들도 많았었다. 밤 늦게 귀하하여 도반들에게 공지사항을 카페에 올리고 꼭 당일 정리할 것이 있으면 새벽까지 정리하면서, 때로는 아내로부터 핀잔도 들어가면서 바쁜 나날들을 보냈었다.

 

이제 일정한 과정을 마쳤다는 안도감과 함께 뿌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내 맘에 양식이 늘고, 좀 더 부처님 곁으로 다가가는 기분이다. 신행생활로써 경전공부 교리공부 수행을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하기 위해서 다음 계획은 "간화선 수행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달에 있을 포교사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다. 지난 2548년초에 처음 불문에 발을 들인 후로 아직까지 나의 초발심 등불은 밝기만 하다.

 

2007. 01. 02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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