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안양천의 봄 기운

圓鏡 2006. 12. 25. 19:45

 

연휴기간내내 구름이 낀 흐린 날이 많았지만 날씨는 포근한 편이었다.

올해 들어서 매서운 겨울날씨는 접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고,

얼음이 두텁게 얼어서 몇 일씩 가는 것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몇 일 후면 올해도 마무리 하고, 해가 바뀌는 한 겨울인데

이렇게 날씨가 포근한 것은 이상 기온이라 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안양천 둔치를 산책하다 보니, 건너편 제방에는 갈색빛이 아니라

대부분이 푸른빛으로 덮여 있다. 지난 가을에 마른 풀을 베고 나니,

따뜻한 기온에 계절을 착각한 풀들이 새싹을 돋아나게 한 듯 하다.

그리고 개나리로 온통 뒤덮인 양쪽 제방에는 군데군데 쉽게 눈에 띄는 것이

개나리 꽃이다. 봄 처럼 힘있게 활짝 핀 꽃은 아니지만 계절을 착각한 개나리가

꽃 망울을 터뜨린 것이다. 단지 꽃 잎이 추위에 힘이 없어 보이는 것이

제철의 꽃잎과는 달라 보인다. 마라톤 운동도 방학으로 들어가고 겨울에는

주말산행으로 운동을 대신하다가 모처럼 포근한 날씨에 산책과 조깅을 번갈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안양천 겨울풍경을 만끽하였다.

겨울풍경이 삭막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도심의 빌딩을 배경으로 한 갈대와 억새는

안양천 겨울풍경을 아름답게 하는 것들이다. 산책로를 따라가며 수북수북하게

쌓여 있는 건초더미를 보면, 지난 여름에 무성했던 잡초들이 떠오른다.

무성했던 잡초들은 이제 건초더미로 변해있고,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다시

잡초들은 싹을 틔우면서 여름 날의 무성함을 준비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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